미국의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 정책과 알트코인 포함에 대한 업계 전문가들의 우려 분석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엑스알피(XRP), 에이다(ADA), 솔라나(SOL)를 포함한 알트코인을 국가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고려한다는 발표를 한 이후, 해당 코인들의 시세가 급등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그러나 이 결정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알트코인의 구조적 취약성과 중앙화 문제, 변동성 리스크 등을 근거로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본 보고서는 전략적 비축 자산의 개념을 역사적 사례와 비교 분석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결정이 가상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전문가들의 비판적 견해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전략적 비축 자산의 역사적 발전과 현대적 의미
전략적 비축 자산의 정의와 운영 메커니즘
국가 차원의 전략적 비축(Strategic Reserve)은 경제적·군사적 위기 상황에서 국가 안보와 경제 시스템의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 자원을 사전에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다.
1973-1974년 1차 오일쇼크 이후 미국이 도입한 전략적 석유 비축(SPR)이 대표적인 사례로, 최대 7억 2,700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해 왔다. 이 시스템은 천연재해로 인한 석유 생산 차질(예: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이나 지정학적 분쟁 발생 시 90일 분량의 수입 대체용 석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금(Gold)은 인류 문명 초기부터 화폐 기능과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사용되며 전략적 비축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2024년 12월 기준으로 미국은 8,133.5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외환보유액의 78.3%를 차지한다. 금의 물리적 희소성과 화학적 안정성이 이러한 지위를 공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
글로벌 사례 비교 분석
캐나다는 2000년 메이플 시럽 비축제도를 도입하여 전 세계 생산량의 75%를 통제하며 가격 안정화 메커니즘을 구축했다. 중국은 2014년 국가식량비축계획을 통해 쌀·밀 등 주요 곡물 1억 2천만 톤을 비축하며 식량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각국은 자원의 전략적 중요성과 국가별 위험 요인을 고려해 비축 품목을 선정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전략적 비축 정책

정책 발표의 주요 내용
2025년 3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을 글로벌 가상자산 허브로 육성한다"는 비전 하에 5대 코인(BTC, ETH, XRP, SOL, ADA)을 전략적 비축 대상으로 지정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2024년 7월 처음 제기된 비트코인 전략비축 구상을 확장한 것으로, 범죄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가상자산 매각을 중단하고 재무부 예산으로 추가 매입해 비축량을 유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시장 반응과 초기 효과
발표 직후 XRP는 34%, ADA는 66.44%의 급등세를 기록하며 시장 충격을 확인시켰다. 특히 ADA의 경우 24시간 거래량이 47억 달러로 평소 대비 320% 증가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상승세는 단기적 현상으로 판단되며, 3월 4일 기준 ADA는 25% 급락하면서 변동성 리스크를 재확인시켰다.
알트코인 전략비축에 대한 전문가들의 비판적 평가

기술적 취약성 문제
해리슨 셀레츠키 스페이스ID 개발책임자는 XRP와 ADA의 경우 "총 예치금(TVL)이 각각 2.8억 달러, 1.2억 달러에 불과해 ETH(480억 달러) 대비 0.6%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이는 네트워크 활용도와 생태계 성숙도가 낮음을 의미하며, 국가 차원의 비축 자산으로서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로 작용한다.
중앙화 문제
알렉산더 블루메 투프라임디지털에셋 CEO는 "XRP의 48%, SOL의 34%, ADA의 28%가 개발사 및 초기 투자자에게 집중되어 있어 중앙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비트코인의 0.05% 최대지갑 집중도와 대비될 때 심각한 거버넌스 문제로 해석된다. 실제로 2023년 SEC는 리플사의 XRP 판매가 미등록 증권 발행에 해당한다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유동성 및 법적 리스크
ADA의 경우 주요 스테이블코인인 USDT·USDC의 유동성이 1,200만 달러로, ETH(320억 달러)의 0.0037%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외환시장 개입 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렵게 만들며, 2024년 12월 중국 금융안정위원회가 ADA를 "고위험 투자상품"으로 규정한 사례처럼 법적 불확실성도 추가적인 장애물로 작용한다.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서의 적합성 평가

비트코인 vs 알트코인 비교
비트코인은 2024년 12월 기준 78개국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으며, 엘살바도르의 법정화폐 지정(2021년)과 러시아의 외화결제 도입(2024년) 사례에서 확인되듯 디지털 금(gold)으로서의 지위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 알트코인은 2025년 3월 현재 94%의 프로젝트가 백서상의 기술 로드맵을 이행하지 못한 상태로, 장기적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역사적 사례와의 비교 분석
1975년 미국 SPR 도입 당시 원유 비축량이 전 세계 일일 소비량의 1.5배(15억 배럴)였던 것과 비교할 때, 현재 미국이 보유한 20만 BTC(약 180억 달러)는 전 세계 일일 거래량(320억 달러)의 56% 수준에 불과하다.
알트코인의 경우 XRP·SOL·ADA의 총 시가총액(3,240억 달러)이 SPR의 4.6%에 해당하나, 변동성(연간 68%)이 원유(12%)의 5.7배에 달해 가치 저장 기능 수행에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책 시행 예상 영향 및 향후 전망
글로벌 파급 효과
김경호 한국딜로이트그룹 디지털자산센터장은 "미국의 움직임이 중국·러시아로 하여금 연간 5만 BTC 이상의 추가 매입을 유발할 것"이라 전망했다. 실제로 2024년 12월 러시아 하원의원 안톤 트카체프는 "비트코인 비축이 서방 제재 회피의 핵심 전략"이라고 언급하며 2025년 1분기 내 관련 법안 발의를 예고한 바 있다.
시장 구조 변화 전망
트럼프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2025년 말까지 기관투자자의 가상자산 보유 비중이 현재 19%에서 34%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USDT의 점유율이 78%에서 65%로 하락하며 USD·EUR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다양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결론 및 정책 제언
트럼프 행정부의 알트코인 포함 전략적 비축 정책은 단기적 시장 반응을 넘어 국가 차원의 디지털 자산 관리 체계 구축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XRP·ADA·SOL의 기술적 미성숙도와 중앙화 문제는 전통적 비축 자산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향후 정책 설계 시 ▲네트워크 분산화 지표(예: Nakamoto Coefficient) ▲스테이블코인 유동성 비율 ▲크로스체인 상호운용성 등 객관적 평가 기준 도입이 필요하며, 비트코인을 우선적으로 비축한 후 점진적 확대 방안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과정에서 FED의 디지털 자산 관리 프레임워크 구축과 국제적 협력 체계 마련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