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25년 3월 5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인질 전원 석방 및 시신 반환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발표하면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이 1997년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이후 처음으로 공식적인 비밀 협상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난 직후 발생했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목적 중심 외교'와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 협상의 교착 상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인 5명을 포함한 59명의 인질 문제가 국제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트럼프의 협상과 위협 병행 전략이 향후 중동 평화 프로세스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이 시급한 상황이다.
트럼프의 최후통첩: 내용과 직접적 배경

하마스에 대한 공개적 경고의 핵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월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하마스 지도부를 겨냥한 강경 발언을 게재했다. "'샬롬 하마스'는 안녕과 작별을 동시에 의미한다"며, "모든 인질을 즉시 석방하고 사망자 시신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 하마스 구성원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임무를 완수하는 데 필요한 모든 군사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점에서 기존 정책과 차별화된 접근을 보였다.
이 발표 직전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하마스에 억류됐다 석방된 인질 8명과 면담을 진행했으며, 이 경험을 토대로 "하마스가 인질들의 삶을 파괴했다"는 담화를 발표해 대내외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인질 가족들의 증언을 공개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하마스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 압박을 강화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협상 테이블과의 역설적 연계
특이점은 이러한 위협적 수사가 미국-하마스 간 비밀 협상과 동시에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정부는 인질 문제 특사 애덤 볼러를 카타르 도하에 파견하여 하마스 대표단과 수주간 직접 회담을 가졌으며, 이 과정에서 인질 석방뿐만 아니라 장기 휴전 체제 구축까지 논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1997년 이후 미국이 하마스와 공식 접촉을 회피해온 전례를 감안할 때 이번 협상은 외교적 관행을 탈피한 '트럼프식 실용주의'의 전형으로 해석된다.
미-하마스 비밀 협상의 전략적 함의

정책 기조의 급선회와 그 배경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미국인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모든 외교적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정당하다"며 협상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했으나, 이스라엘 정부와의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된 점은 양국 간 신뢰에 균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의 협상 개시 통보를 제3국 정보기관을 통해 접한 것으로 알려져 외교적 마찰의 소지를 남겼다.
트럼프 행정부의 선택은 단순한 인질 석방을 넘어 중동 지역에서의 미국 영향력 재확보 전략과 연결된다. 2025년 1월 체결된 42일간의 1단계 휴전이 3월 1일 만료된 이후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미국이 직접 개입해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특히 하마스가 휴전 연장 대가로 요구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를 미국이 중재 논의에 포함시킨 점은 기존 이스라엘의 입장과 상충하며, 중동 평화 프로세스에서 미국의 역할 변화를 예고한다.
군사적 위기와 인도적 위기의 중첩

가자지구 인질 현황과 긴박성
현재 하마스는 59명의 인질을 추가로 억류 중이며,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이 중 22명만 생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21세 미국인 에단 알렉산더를 포함한 5명의 미 국적자가 포함되어 있어 트럼프 정부의 직접 개입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인질 가족단체의 집단 소송과 국내 여론 압력이 정부의 적극적 움직임을 촉발한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2024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재선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인도적 지원 차단과 지역 여론
한편 이스라엘군은 휴전 협상 결렬 직후 가자지구에 대한 전기·수자원 공급을 차단하는 '지옥 계획'을 가동하며, 유엔은 이 조치가 230만 명의 가자 주민에게 초래할 인도적 재앙을 경고했다. 하마스 대변인 압델라티프 알카누아는 트럼프의 최후통첩이 "네타냐후 정권의 집단 처벌 정책을 조장한다"며 반발했으나, 미국의 비밀 협상 참여 사실이 노출되면서 하마스 내부에서도 전략적 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트럼프 외교 전략의 다층적 분석

협박과 협상의 이중전략
트럼프의 접근법은 '위기 관리'보다 '위기 활용'에 초점을 둔 특징을 보인다. 2025년 2월 "토요일 정오까지 인질 석방하지 않으면 휴전 종료"라는 첫 최후통첩을 통해 하마스의 반응을 탐색한 후, 실제 협상 테이블에 나선 점에서 계산된 위기 고조 전략을 읽을 수 있다. 이는 북한과의 정상회담 당시 보여준 '화약고 수사'와 군사훈련 중단을 교차시킨 2018년 전략과 유사한 패턴이다.
국내 정치적 고려사항
트럼프의 강경 발언은 2024년 대선 공약인 '미국인 안전 우선주의'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민주당의 대안 외교 정책에 대한 공세로 기능한다. 특히 인질 가족들과의 백악관 회동 영상을 공개적으로 유포하며, 국내 여론의 지지 기반을 강화하려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테러조직과의 협상을 전통적으로 거부해온 공화당 내 강경파의 반발 가능성은 향후 정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지역 안보 구조에 대한 파장 예측

이스라엘-미국 관계의 새로운 긴장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의 하마스 협상을 '동맹국에 대한 배신'으로 인식할 위험이 있다. 실제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의 협상 개시 통보를 공식 채널이 아닌 정보 기관을 통해 접해야 했으며, 이는 양국 정보 공조 시스템의 균열을 반영한다. 특히 미국이 제안한 50일 휴전 연장안이 이스라엘의 '하마스 완전 섬멸' 목표와 상충하며, 향후 군사 작전 범위를 둘러싼 마찰이 예상된다.
카타르와 이란의 개입 가능성
카타르가 미-하마스 협상의 중재자로 부상한 점은 중동 지역구도 변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카타르는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경제봉쇄 위기 이후 지역 영향력 확대를 모색해왔으며, 이번 협상에서 하마스의 정치적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며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심화시키고 있다. 반면 하마스를 지원해온 이란은 미국의 직접 개입이 헤즈볼라 등 대리군 통제력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공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법적 쟁점과 윤리적 딜레마

테러조직과의 협상 법리 문제
미국 법률상 테러조직 지정 기관(State Department)과의 접촉은 엄격히 제한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적 예외 조항'을 적용해 협상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인질 석방 협상을 넘어 휴전 체제 논의까지 확대한 점에 대해선 국내외에서 법적 논란이 제기될 전망이다. 유엔 인권리포트는 "민간인 인질 억류는 전쟁범죄"라며 하마스를 규탄하는 한편, 미국의 단독 협상이 다자간 평화 프로세스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리적 실용주의의 한계
트럼프 정부의 접근은 결과적 효용성(인질 구출)을 최우선시한 '윤리적 실용주의'로 평가받으나, 하마스에 대한 정치적 승인으로 오인될 위험성을 내포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하마스의 정당성 강화로 이어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입지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인질 교환으로 인한 하마스의 군사력 재건 가능성은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을 유발해 악순환 구조가 고착화될 우려가 있다.
결론: 불확실성의 시대와 정책 제언

트럼프의 최후통첩 발표 72시간 후 현재까지 하마스의 공식 반응은 미확정 상태다. 그러나 인질 석방 문제가 단순한 외교적 사안을 넘어 중동 지역의 권력 재편 연쇄반응을 촉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협상 내용을 공유하고, 동시에 카타르·이집트와의 다각적 협력 채널을 강화해야 한다.
인도적 지원 차단 즉각 중지와 유엔 감시 하의 인질 교환 프로토콜 수립이 현 단계에서 최우선 과제이며, 장기적으로는 팔레스타인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 소집이 필요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단기적 성과주의'가 지역 불안정을 고착시키지 않도록 유엔 안보리의 적극적 개입 역할이 요청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