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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기업 회생'을 왜 신청한거야? 지금은 괜찮아?

by zed 2025.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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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의 배경, 과정, 향후 전망 및 투자자 관점에서의 평가

 

국내 대형마트 2위 기업인 홈플러스가 2025년 3월 4일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아 화제가 되었다. 이는 신용등급 급락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대응을 위한 선제적 조치로, 법원은 홈플러스의 사업 기반 유지 가능성을 인정하며 현 경영진 체제를 유지하도록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2021년 이후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누적 부채가 5조3,120억 원에 달하는 등 재무 악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구조조정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현재 협력업체 대금 지급을 재개하며 영업 정상화에 나섰지만, 점포 매각과 자산 유동화를 통한 부채 상환 계획이 성공할지 여부에 따라 향후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의 1조 원 이상 투자 손실 가능성과 유통업계 경쟁 구도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1.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 배경

신용등급 하락과 유동성 위기의 직접적 원인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은 2025년 2월 말 한국신용평가와 한신평으로부터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추가 하향 조정되면서 촉발되었다. 이로 인해 단기 자금조달 비용이 급증했으며, 기업어음 발행을 통한 운영자금 조달 경로가 사실상 차단될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2024년 11월 기준 순차입금 5조3,120억 원, 부채비율 1,408.6%라는 극악한 재무구조는 신용평가사들의 부정적 전망을 더욱 부채질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근본적 문제를 ▲온라인 유통 확대에 따른 오프라인 매출 감소 ▲MBK파트너스의 무분별한 점포 매각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고정비 부담 증가 등으로 진단했다. 실제 2023년 기준 홈플러스의 연간 영업손실은 1,994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4년 1~3분기 누적 가결산 기준으로도 1,571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등 수익성 회복 실패가 반복되었다.


구조적 문제: MBK파트너스의 차입매수(LBO) 후유증

2015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차입매수(Leveraged Buyout) 방식으로 인수한 것이 장기적 재무 악화의 시발점으로 작용했다. 당시 7천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홈플러스의 대차대조표에 부채로 계상되었으며, 이자 누적으로 2025년 현재 1조1천억 원까지 부풀어 올랐다. MBK는 부채 상환을 위해 2015년 이후 26개 점포를 매각했으나, 이 과정에서 수익성이 높은 우량 점포를 우선적으로 처분하면서 경쟁력 기반이 붕괴되었다.

 

이러한 자산 매각은 단기적 유동성 확보에는 기여했지만, 2015년 141개였던 점포 수가 2025년 126개로 축소되며 매출 감소를 초래했다. 특히 2023년 기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기업형 슈퍼마켓) 부문이 1조2천억 원 매출에 EBITDA 마진 8%를 기록하는 등 잔여 사업부의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전체적 차입금 부담이 수익 창출 능력을 압도하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했다.


2. 기업회생절차 진행 과정과 현황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과 조건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신청 접수 11시간 만인 2025년 3월 4일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며 파산위험보다 사업 지속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보유한 4조7천억 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근거로 채권단과의 조정 가능성을 평가했으며, 2025년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 제출을 조건으로 현 경영진의 경영권을 유지시켰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금융채권 상환을 유예받는 대신 일반 상거래 채무(협력업체 대금 등)는 정상 변제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받았다.

협력업체 대금 지급 재개와 영업 정상화

회생절차 개시 직후 일부 협력업체들이 물품 납품을 중단하는 혼란이 발생했으나, 3월 6일 법원의 공익채권 선변제 허가로 CJ제일제당·농심·오뚜기 등 주요 업체와의 거래가 재개되었다. 홈플러스는 현재 3,090억 원의 가용 현금과 3월 중 예상되는 3,000억 원의 영업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석 달치 체결된 3,457억 원 상당의 협력업체 대금을 우선 상환할 계획이다. 임금 지급과 고객 상품권 사용도 정상 운영 중이며, 2024년 12월~2025년 2월분 채무 변제가 순차 진행되고 있다.


3. 향후 전망과 복원력 평가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 계획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부문 매각을 통해 1조 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수립했다. 해당 부문은 2023년 기준 EBITDA 960억 원을 기록하며 인수 매력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으나,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예상 매각가격이 8,000억~1조 원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보유 부동산 4조7천억 원 중 1조4천억 원을 메리츠금융그룹 등 금융채권 상환에 투입하고, 잔여 자금으로 타 채권자 청산을 시도할 계획이다. 그러나 자산 매각 과정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할 경우 국민연금 등 RCPS 투자자의 피해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

온라인 유통 대응 전략과 수익성 개선 과제

홈플러스는 2024년 6월 도입한 통합 멤버십 '홈플원'을 통해 20~30대 고객 유치를 20% 이상 증가시키는 성과를 거두었으나, 이마트의 SSG.COM(2024년 14조 원 매출)이나 롯데쇼핑의 롯데온(8조 원)에 비해 온라인 판매 비중이 15%에 불과한 것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2025년 3월 기준 홈플러스의 디지털 전환 투자 규모는 연간 1,000억 원 수준으로 경쟁사 대비 40% 이상 낮아, 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4. 투자자 관점에서의 리스크와 기회

국민연금 및 사모펀드 투자자 손실 가능성

국민연금은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6,000억 원을 RCPS 형태로 투자했으며, 이자 복리계산 시 현재 미회수 금액이 1조1천억 원에 달한다. 홈플러스의 회생절차에 따라 RCPS 투자자는 부동산 담보 채권자보다 변제 순위가 뒤쳐져 최대 70%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2015년 인수 당시 3,000억 원의 자본만 투입하고 2023년까지 1조2,000억 원의 배당금을 회수하는 등 이미 투자원금을 회수한 상태로, 손실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구조다.

유통주 파급효과와 경쟁사 수혜 예상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홈플러스의 시장 점유율(2024년 기준 18%) 일부를 흡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홈플러스와의 경합점포가 70개소에 달하는 이마트의 경우, 매출의 12% 상승과 영업이익률 1.2%p 개선이 예상되며, 롯데쇼핑도 식품류 매출 성장을 통해 연간 300억 원 이상의 추가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홈플러스 채권에 노출된 메리츠금융그룹과 KB금융은 2조 원 규모의 대출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유동성 공급을 검토 중이다.


5. 구조조정과 노사 갈등 전망

인력 감축과 점포 폐지 압력

홈플러스 노조는 회생절차 개시 직후 "MBK의 무책임한 경영으로 2015년 이후 직원 수가 26,477명에서 20,012명으로 24% 감소했다"며 대량 해고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제 2025년 3월 기준 15개 점포가 폐쇄되었고 10개 추가 폐점이 예고된 상태에서, 회생계획안 수립 과정에서 5,000명 규모의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이 도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2020년 대우조선해양이 회생절차 중 3,000명을 정리해고한 사례와 유사한 양상이다.

공급망 불안과 브랜드 신뢰도 하락

신용평가사들이 홈플러스 신용등급을 D(디폴트) 수준으로 강등하면서 LG전자·동서식품 등 23개 협력사가 일시적 납품 중단을 발표하는 등 공급망 차질이 발생했다. 비록 3월 6일 이후 80% 이상의 업체가 납품을 재개했지만,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한 CJ푸드빌·신라면세점 등 12개 제휴사의 결제 중단 조치는 브랜드 신뢰 회복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결론: 홈플러스 회생의 성공 조건과 시사점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성공 여부는 ▲익스프레스 부문 매각을 통한 1조 원 이상의 유동성 확보 ▲온라인 유통 비중 30% 달성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투자 ▲금융채권단의 채무 조정 협의 진전 등 3대 요소에 달려 있다.

 

투자자들은 2025년 6월 회생계획안 공개 시점에 자산 매각 계획의 현실성과 차입금 조정 비율을 면밀히 분석해야 하며, 특히 국민연금의 투자 손실 규모가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예상 0.7%p의 수익률 하락)을 감안해야 한다.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차입매수(LBO) 모델의 위험성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이 재조명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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